Mysterious Stranger - 01



 

"런던은 정말 넓은 곳이라네. 그렇지 않은가?"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대영제국 국왕 폐하께 경례를 했다.

"네. 국왕폐하, 부디 만수무강 하시옵소서."

"앉게."

내가 앉은 의자는 지금껏 앉아본 의자들 중, 전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푹신푹신한 거위털로 채워진 뛰어난 편안함을 자랑하는 고급 의자였지만, 현재는 가시방석과도 같았다. 

초조했다. 분명히 이 곳은 화이트홀 궁전이였을텐데, 현재 이 곳은 지하실처럼 어두컴컴하고, 한 줄기 빛 희망조차 비추지 않는 취조실과도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분명 지금이 내 인생의 제일 어두운 시기임에 틀림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나의 주머니 속에 아직 시가 한 대가 남아있단 것이다. 재빠르게 성냥으로 불을 붙이자 국왕께서도 똑같은 속도로 나를 쨰려보셨다. 어쩔 수 없다. 한낱 인간의 생리현상일 뿐. 마지못해 국왕 폐하께서도 이번만큼은 넘어가시는 듯 했다. 

 다음 말이 나오기 직전까지는 말이다.

 "자네가 런던 시내의 순경(Constables)들의 엘리트 그룹 중에서도 최고의 인재라 들었네만. 분명히 런던 시내의 야간 순찰대원(Night Watcher)으로서도 뛰어난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믿었지."

책상 위에 손가락을 까딱까딱거리며, 마치 벽장 시계에 맞춰 리듬을 타듯이, 국왕은 입을 열었다.

"내 판단력이 조금... 잘못됐었나 보군."

나는 국왕 폐하의 업무용 책상을 나도 모르게 양손으로 힘껏 내려쳐버렸다. 손톱이 깨져버린 것도 모른채 나는 국왕폐하께 간청했다.

"다시 한번... 상황을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폐하..."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촛불이 춤추는 것을 보았다. 마치 나를 비웃듯이, 여전히 시간은 흘러갔다. 이 칠흑같은 곳에서도 여전히 나는 탈출구를 찾고자 했다. 그 사실을 성모 마리아님께 맹세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 당장 그딴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러나 내 기대와는 달리, 국왕 폐하께선 뜻밖의 반응을 보이셨다.

 "자네가 오해를 하고 있나보군. 난 자네에게 그 2인조를 사살 혹은 체포(DoA) 명령을 내린게 아닐세."

검지 손가락을 내 입술에 가져다 대고선, 한 마디의 말로 현재의 상황을 일축했다.

 " <독은 독으로 치료해야지> 그렇지 않겠나? 다니엘 순찰대원"

촛농이 뚝뚝 떨어지던 그 때, 그제서야 방안의 불이 완전히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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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왈: 애초에 대영제국 순경, 즉 경찰 시스템 자체는 19~20세기에서야 정립 및 완성된다.

 



 

Watchman 과 Constable 의 협력을 통한 치안 시스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경찰관하곤 조금 다르다. 그러나, 소설적 허용을 통해 현대 경찰이 마치 특수 잠입 요원이 된 듯한 뉘앙스의 상황을 조성함을 통해서 재미를 이끌어내고자 한, 작가 본인의 의도가 담긴 고의적인 역사 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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